“북한서 바람 타고 코로나 들어올라”…中 단둥시 “남풍 불면 창문 닫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8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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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출근길 시민들이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단둥시는 북한에서의 유입을 우려해 남풍이 부는 날에는 창문을 닫으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2.06.08. 베이징=AP/뉴시스
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출근길 시민들이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단둥시는 북한에서의 유입을 우려해 남풍이 부는 날에는 창문을 닫으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2.06.08. 베이징=AP/뉴시스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가 주민들에게 “남풍이 부는 날에는 창문을 닫으라”고 안내했다.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자 북한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일부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내용으로 주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 시간) “무관용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북한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시 당국이 주민들에게 남풍이 부는 날에 창문을 닫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단둥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4월 말부터 봉쇄를 이어오고 있다. 봉쇄 효과로 지난달 16일부터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4일부터 다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해 6일까지 160여 명이 나왔다. 단둥에서 확진자가 재확산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북한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시기와 맞물려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주 보고 된 확진자들은 대부분 양성 판정을 받기 전 최소 나흘간 집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봉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시당국이 주민들에게 북한에서 남풍이 부는 날에는 창문을 닫으라는 무리수까지 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단둥의 한 주민은 블룸버그 통신에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공기를 통해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을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최근 주민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더욱 자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북한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가능성이 비과학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연구에 따르면 장거리 공기 전염과 특히 반복적인 노출 없는 실외 환경에서의 감염은 가능성이 적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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