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이후 흑해 돌고래 사망 급증…‘수중 소음’ 원인 추정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1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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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돌고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터키 해양연구재단은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터키 흑해 연안에서 돌고래 총 80여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사망한 돌고래 절반가량은 사인이 불분명하다며, 사체에 그물에 얽히거나 총에 맞은 흔적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절반가량은 어망에 걸려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

터키 해양연구재단 대표 바이람 오즈투르크 박사는 사인으로 ‘음향성 외상’을 제기했다.

해군은 음파탐지기로 먼 거리에서 적의 잠수함을 탐지하는데, 돌고래가 의사소통 및 기타 기능을 소리에 의존하는 만큼 이 수중 소음이 돌고래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음향성 외상은 제기된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오즈투르크 박사는 “과학은 항상 증거를 요구한다”며 “이렇게 오랜 기간 다량의 배와 소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립 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인 파벨 골딘 박사는 수중 소음이 동물을 직접 죽일 순 없지만, 돌고래들이 소음을 피해 낯선 지역으로 이동하게 만들 순 있다고 설명했다.

골딘 박사는 “어류와 고래들이 남쪽으로 대량 이동하는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 희귀종 보호단체 그린 발칸스의 디미타르 포포프 프로젝트 관리자도 이 가설에 동의했다.

그린 발칸스에 따르면 어망에 딸려온 의도치 않은 고래 포획량은 일반적으로 봄철에 가장 적고 여름에 가장 높지만, 이번 봄엔 고래 50마리가 72㎞ 그물에 딸려 왔다고 설명했다. 2019년 여름 기록된 최고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원들은 전쟁 기간 고래 보호를 위한 규정이 없어 관련 조사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오즈투르크 박사는 “흑해에 있는 수십 척의 선박이 음파 탐지기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장 위험에 처한 동물 종을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아조우해로 이동하는 쇠돌고래와 흑해 북부 철새 등이 포함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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