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돈바스 결전’에 전투기 등 지원강화… 러, 용병 2만 증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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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 양상 띠는 ‘돈바스 전선’

‘우크라행’ 美군용기에 실리는 탄약-폭발물 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 시간) 미 동부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탄약과 폭발물을 항공기에 싣는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돈바스에서 병력을 증강하며 총공세에 나선 러시아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은 전투기를 비롯해 규모 1조 원이 넘는 최신 무기 지원에 나섰다. 미국 국방부 영상 캡처
‘우크라행’ 美군용기에 실리는 탄약-폭발물 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 시간) 미 동부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탄약과 폭발물을 항공기에 싣는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돈바스에서 병력을 증강하며 총공세에 나선 러시아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은 전투기를 비롯해 규모 1조 원이 넘는 최신 무기 지원에 나섰다. 미국 국방부 영상 캡처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파상 공세에 돌입한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이 전투기와 초고속 미사일 등 무기 지원 강화에 나섰다. 러시아와의 군사 충돌을 우려해 그동안 지원을 주저하던 전투기까지 제공하면서 서방 화력 지원이 새 국면을 맞았다. 러시아는 시리아와 리비아 출신 용병 약 2만 명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분수령이 될 ‘돈바스 결전’이 서방과 우크라이나 대(對) 러시아의 국제전 양상을 띠게 된 셈이다.
○ 서방, 전투기에 초고속 미사일까지 지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국 정상 11명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추가 무기 지원을 논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르면 20일 곡사포와 방공 무기 등을 포함한 8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고 미 CNN 등이 보도했다. 13일 155mm 곡사포와 헬기를 비롯해 8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1주일 만에 또 지원하는 것이다. 새 무기 지원 대책을 포함해 지금까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총액은 34억 달러(4조20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전투기도 지원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처음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전투기와 부품이 공급돼 공군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2주 전보다 더 많은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이 1997년 몰도바에서 구입한 러시아제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냈고 이 전투기 수리 부품도 슬로바키아를 통해 제공했다고 전했다. 다만 커비 대변인은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비행기를 제공받도록 도왔다”면서 “미국이 전투기를 직접 수송하지는 않았다”고만 말했다. 앞서 미국은 폴란드를 통한 전투기 지원 방안을 추진했으나 폴란드가 미군 공군기지를 통한 지원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0대 안팎의 대공 장갑차 스토머와 병력 수송 차량 120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스토머는 음속의 3배 이상으로 날며 적 헬기 등을 공격하는 초고속 지대공미사일 스타스트리크 17기를 탑재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회의에 유일하게 참석한 아시아 국가 정상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3억 달러(약 3700억 원)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캐나다도 며칠 내로 중화기를 지원한다. 체코는 손상된 우크라이나 탱크, 장갑차 수리를 지원한다.
○ 러, 동부 일대 1260곳 일제 공격

미국과 서방이 무기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은 전쟁의 승패를 가를 돈바스 결전에서 전세가 우크라이나군에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군은 이날 돈바스와 인근 하르키우 등 동부 일대 1260여 곳을 일제히 미사일 등으로 공격하고 병력을 더 증파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병력 700∼1000명으로 구성된 전투부대인 대대전술단(BTG) 2개 부대를 증파해 모두 78개 BTG를 투입했고, 시리아 및 리비아 출신 용병 1만∼2만 명을 돈바스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의 돈바스 침공은 대규모 작전의 전주곡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서방의 무기 지원 경로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CNN에 “러시아군이 서방 무기 수송에 이용되는 다리나 도로, 철도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CNN은 러시아 공군 투입이 돈바스 결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돈바스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전투기 동원이 수월하다. 러시아는 전투기 770대를 보유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70여 대뿐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돈바스 결전#돈바스#미국#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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