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러産 에너지 수입, 인도에 도움 안돼” 경고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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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정상회담서 수입 중단 압박
인도, 러 값인하에 1300만배럴 수입
“유럽이 더 많이 수입” 노골적 반발

바이든, 印장관 배석하에 모디와 화상 정상회담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가운데)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화면 속)와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바이든 대통령, 인도 라지나트 싱 국방장관,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외교장관. 워싱턴=AP 뉴시스
바이든, 印장관 배석하에 모디와 화상 정상회담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가운데)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화면 속)와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바이든 대통령, 인도 라지나트 싱 국방장관,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외교장관.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산(産) 에너지 수입은 인도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간접적인 러시아 지원에 대해 모디 총리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 하지만 인도는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이 인도보다 더 많다”고 맞받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의 원유 수입 다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을 모디 총리에게 전달했다. 또 (러시아) 원유 수입 증대가 인도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도에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 원유 1600만 배럴을 수입한 인도는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두 달간 러시아 원유 1300만 배럴을 수입했다.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로 타격을 입은 러시아가 유가를 할인하자 대거 사들인 것.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언급하며 “최근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살해됐다는 소식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지만 러시아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압박은 이어 열린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도 이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각국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추가 구입하지 않도록 권고한다”며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또 “인권 침해 사례 증가 등 인도의 최근 우려스러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힌두교도인 모디 총리 집권 이후 힌두교도 자경단의 이슬람교도 탄압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인도는 노골적으로 반발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에너지 구입 문제는 유럽에 초점을 맞추길 제안한다”며 “인도의 매월 러시아 에너지 구입량은 유럽의 반나절(구입량)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바이든#모디#에너지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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