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장 “中, 대러제재 방해 말라”…시진핑의 美 - EU 떼놓기에 반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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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화상 정상회의서 평행선
WSJ “러 통한 중국 수출에 차질
전쟁으로 中제품 철도운송 위협”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해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중국은 러시아 제재를 계기로 강화된 EU와 미국 간 결속력을 경계한 반면에 EU는 중국에 서방의 대러 제재를 방해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일 제23차 중국-EU 화상 정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우리는 EU가 중국에 대한 자주적 정책을 채택해 서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바란다”며 “EU는 중국 사업에 대해 공평하고 투명하며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럽이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 제재에 이어 대중 강경 노선을 따라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 것이다.

반면 미셸 의장은 “중국은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을 눈감아주지 못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하거나 러시아에 지원을 하려는 그 어떠한 시도도 전쟁을 연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또한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대러 제재를 방해해선 안 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 중국의 평판이 달려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미국의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보도해 왔다.

서방의 대러 제재는 이미 중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러시아를 통한 중국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들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운송되는 것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주요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 실크로드는 러시아 등을 통해 유럽으로 이어진다. 러시아 경제 제재로 국제 물류 회사들이 러시아를 거치는 운송 노선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으려면 카스피해를 지나 루마니아 또는 불가리아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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