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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바이든, 시진핑에 통첩 “러 지원땐 전세계적 후과 직면할 것”

입력 2022-03-21 03:00업데이트 2022-03-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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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통화서 우크라 사태 정면충돌… EU도 “中에 무역장벽 세울 것” 경고
시진핑 “서방, 러 무차별 제재” 비난… “美, 대만 문제에 잘못된 개입” 반격
러, ‘어린이’ 써둔 우크라 극장까지 폭격 러시아군이 16일(현지 시간) 공습해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극장. 19일 미국 위성기업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처참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습 당시 극장 지하에 어린이 등 1200여 명이 대피해 있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30여 명을 구조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 앞 공터에 러시아어로 적힌 ‘어린이’ 표시(점선 안)가 선명하다. 마리우폴=AP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면충돌하면서 미국 등 서방의 중국 제재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시 주석에게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경제 지원을 하면 “전 세계 차원의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유럽연합(EU)도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며 지원이 현실화하면 “중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세우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 중국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비판하며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중 정상은 또 다른 핵심 현안인 대만 문제를 두고도 파열음을 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러 대치에 이어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미국-유럽 대 중-러의 21세기 신냉전 구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 백악관 “中 며칠 내로 러 지원 결정”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18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110분간 이뤄진 미중 정상 통화에 대해 “중국이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러시아 지원)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개입하면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군사·경제 지원을 할 경우 중국에 대대적인 경제제재를 부과할 것이라는 통첩을 보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유럽을 방문해 중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이 러시아와 공동전선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주요 7개국(G7) 등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도 큰 우려”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방문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지원 여부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인 제재로 고통받는 것은 인민들뿐”이라고 맞받아쳤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안보포럼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점점 더 터무니없어지고 있다”며 “러시아 국민들은 아무 이유 없이 해외 자산을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을 보유한 강대국을 코너로 모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도 했다.

또 시 주석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국 일부 인사들이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대만 문제가 잘못 처리되면 미중 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에 대표단을 보내 무기 수출 등 대만 방어 문제를 논의한 데 대해 경고한 것.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는 문제를 중국과 사전에 협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며 대만해협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도발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 中 “러, 이유 없이 제재 받아”

유럽연합(EU)도 중국의 러시아 지원 움직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제재를 경고했다. EU 고위 관계자는 18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EU 지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아주 신빙성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중국이 러시아의 요구에 응하면 EU는 중국을 상대로 무역 장벽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G20 정상회의 의제에서 제외하도록 회유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9일 “중-러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서방세계가 국제체제에 기반이 되는 모든 기반을 노골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두 강대국이 어떻게 세계를 끌고 나갈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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