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부부의 입양을 기다리던 우크라이나 아이 두 명이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였다.
미국인 웬디와 레오 반 아스텐 부부는 17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그들이 입양 예정인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아이들의 나이는 각각 14세, 15세이다. 아이들은 3일 전 부부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엄마, 탱크 사격 소리가 들려요, 우린 벙커로 갈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부는 아이들이 겪을 복합적인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에 대해 걱정하며 아이들의 피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고향은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로, 이 부부는 지난 2014년 아이들이 그곳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러시아는 당시 크름반도(크림반도)를 침공해 불법적으로 합병을 강행했으며, 동시에 도네츠크에서는 친러 반군들의 활동이 거셌기 때문이었다.
부부는 “아이들은 (그때) 이미 가족과의 이별이라는 트라우마를 겪었다. 첫 번째 전쟁 지역은 트라우마로 남기 충분하고, 두 번째 전쟁 지역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 그들이 직접적인 포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매일 벙커에 갈 만큼 포격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우리) 아이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 두렵다”고 토로했다.
부부는 아이들을 입양하려는 노력이 전쟁으로 인해 현재 중단됐다고 말했다.
부부는 “아이들의 국외 대피가 지연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이들이 미국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돌볼 수 있도록 그들을 (우리) 집에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이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긴급 비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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