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러, 우크라 접경지대에 ‘진공폭탄’ 로켓 발사대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7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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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거리에서 우크라이나군 장갑차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거리에서 우크라이나군 장갑차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진공폭탄(vacuum bombs)’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 발사대를 배치했다고 CNN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NN은 “취재팀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도시인 벨고로드에서 진공폭탄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 발사대 TOS-1 또는 TOS-1A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벨고로드에 배치된 병력을 우크라이나 2대 도시인 하르키프 등에 투입하고 있다.

진공폭탄으로 불리는 ‘열압력탄’은 재래식 폭약 대신 가연성 액체나 분말가루를 탄두에 넣어 목표물에 배출되면 분무운(噴霧雲)을 퍼뜨린 뒤 이를 점화시키는 방식의 대량살상무기다. 폭발 당시의 고열과 고압으로 사람의 호흡기를 망가뜨려 죽이는 무기다. 수백m 반경 내 거대한 화염과 함께 높은 압력의 충격파가 오래 확산돼 콘크리트 건물이 많은 시가지에서 살상효과가 크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폭발 이후에도 주변 산소를 모두 빨아들여 추가 인명피해를 극대화하는 굉장히 비윤리적인 무기”라고 전했다.

진공폭탄은 ‘방사능 없는 핵폭탄’으로 불리며 대부분의 국가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인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1994년 1차 체첸전쟁 등에서도 진공폭탄을 투하해 대규모 인명을 살상했다. CNN은 우크라이나에서 이 폭탄이 사용됐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악마의 부대’로 불리는 체첸 민병대도 우크라이나에 진입했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은 이날 “체첸 국가근위대 전투원들이 우크라이나로 파견됐다”고 밝혔다. 체첸 민병대는 주민 납치와 살인, 고문 등 무자비한 인권유린을 저질러온 것으로 악명이 높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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