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비극이…그리스·터키 국경서 난민 12명 떼죽음

그리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터키의 한 작은 마을에서 난민 1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나라에 심각한 겨울폭풍이 몰려온지 일주일만에 벌어진 이번 사건은 책임 소재를 놓고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술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이날 그리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터키 마을 입사라에서 12명 난민들이 얼어서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민자들이 어디에서 왔으며, 왜 매서운 추위 속에서 방치됐는지 등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리스와 터키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소일루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사망한 난민들이 그리스 국경 관리들에 의해 거부당했으며, 일부는 신발과 옷이 벗겨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부분적으로 옷을 입고 진흙 속에 누워 있는 최소 8명의 사망자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국경 순찰대와 부대는 “깡패들”이라고 맹비난했고, 유럽연합(EU)는 “약하고 인간적 감정이 없는, 구제불능”이라고 비판했다.

노티스 미타라치 그리스 이민장관은 터키 측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미타라치 장관은 성명을 통해 “터키 국경 인근 입사라에서의 12명 죽음은 비극”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건의 진실은 상대방이(터키가) 내놓은 거짓 선전과 전혀 닮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한 난민들이 “결코 (그리스) 국경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터키가) 하는 주장 또는 (사망한 난민들을 그리스가) 터키에 미뤘다는 것은 완전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기보다 터키는 의무를 다해 이러한 위험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2명의 난민들은 22명으로 구성된 이민자 그룹의 일부였다. 이에 따라 지역 당국은 성명에서 아직 나머지 10명을 찾고 있으며,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럽평의회와 난민들은 수년 동안 그리스 해안 경비대(GCG)와 국경 순찰대가 종종 바다에서 난민들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주장해왔다. 유엔인권기구는 그러한 사건들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보고서들”을 만들었지만, 그리스 정부는 반복적으로 이를 부인해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