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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英 “中, 경제력 앞세워 호주 파탄 시도-일대일로 국가 압박”

입력 2021-12-02 03:00업데이트 2021-12-0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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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핵심 관계자들 ‘中경제 경계’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와 영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과 무역을 이용해 다른 국가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고 잇달아 경고했다.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64)은 “중국이 미국 편에 선 호주를 경제적으로 파탄 내려 한다”고 비난했다. 리처드 무어 영국 비밀정보국(MI6) 국장(58)은 정보기관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인 공개 연설을 통해 “중국은 MI6의 단일 최대 위협”이라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두고 ‘덫(trap)’이라고 표현했다.

캠벨 조정관은 1일 호주 싱크탱크 로이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중국은 미국의 동맹인 호주를 무릎 꿇리기 위해 극적인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수출국이지만 2018년 미국이 주도한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호주가 동참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 바닷가재, 와인 수입을 막아 보복했다. 호주는 올해 9월 미국이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출범시킨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에도 영국과 함께 참여했다.

대중국 강경파인 캠벨 조정관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오커스 결성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 보도했다. 그는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로 일하며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바꾸는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를 주도했다.

무어 국장은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행사에서 중국이 MI6의 최대 우선순위라며 “거만한 베이징 정권의 오판이 국제사회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연설했다. 연설 직전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제력과 정보수집 능력을 앞세워 전 세계를 ‘빚더미와 데이터의 덫’에 빠뜨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MI6 국장을 맡은 뒤 첫 연설, 첫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우려부터 밝힌 것이다. 무어 국장은 중국이 외국에 차관(借款)을 대주고 해당국이 중국 자본으로 인프라를 건설하는 일대일로 사업을 지적하며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우간다는 중국에 빚을 갚지 못해 공항 통제권을 넘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중국이 독일을 제치고 영국의 최대 수입국으로 급부상했다”고 5월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영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 규모는 2018년 같은 기간보다 66% 늘어난 169억 파운드(약 26조5847억 원)다. 반면 독일로부터의 수입은 25%가량 줄어든 129억 파운드(약 20조2925억 원)다. 이처럼 자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데도 영국 정보기관 수장이 중국의 경제, 무역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우려를 밝힌 것이다.

다만 중국이 경제력을 무기로 다른 국가들을 위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최근 자국의 에너지 공급난 때문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했다. 호주산 바닷가재도 수요에 의해 홍콩을 거쳐 다시 중국 내에서 밀거래되고 있다. 캠벨 조정관은 무역 보복으로 호주를 굴복시키려는 중국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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