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인접국 “200만명 난민 막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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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터키 등 국경통제 강화
그리스 등 유럽국가도 “수용 불가”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현재까지 약 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인접국들이 속속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난민 유입을 억제하고 있다.

21일 BBC 등에 따르면 아프간과 2670km의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15일 이전부터 이미 국경을 봉쇄해 현재 90%의 국경에 철조망을 둘렀다. 이중으로 된 이 철조망은 약 4m 높이이며 곳곳에 감시카메라 등이 설치됐다.

또 북부 토르캄, 남서부 차만 등 아프간과 연결되는 주요 국경도시 검문소의 경계 및 신원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비자 등 입국 서류를 완벽히 구비하지 않은 아프간인의 입국이 사실상 차단됐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전 토르캄에는 하루 평균 최대 7000명의 아프간인이 드나들었지만 현재 50명대로 뚝 떨어졌다.

파키스탄이나 이란처럼 아프간과 직접 국경을 맞대지 않은 터키 또한 국경장벽 설치에 나섰다. 터키는 이란에 유입된 아프간 난민이 자국을 거쳐 유럽으로 넘어가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18일 “아프간 난민의 입국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국경에 군 병력을 파견했다. 241km의 장벽과 200개의 감시탑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또한 터키와의 국경에 25마일(약 40km)의 철책, 무인기(드론), 야간 카메라 등을 설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22일 “더 이상 자발적으로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며 아프간인이 오스트리아에 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오스트리아에는 4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있으며, 독일(14만8000명)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아프가니스탄#난민 수용 불가#국경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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