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새 정부 수립 임박…탈레반 2인자 카불 도착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21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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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새 정부 수립이 임박했다. 탈레반의 공동 설립자이자, 서열 2위의 정치 지도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21일 수도 카불에 도착한 가운데, 탈레반은 몇 주 안으로 통치 모델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20년 만에 귀환한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 통신은 탈레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바라다르가 이날 카불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바라다르가 카불에 머물며 지하드(성전) 지도자들과 정치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다르는 소련군의 퇴각 이후 반외세·이슬람 수호를 외치며 1994년 탈레반을 설립한 ‘학생’ 중 한 명이다. 2001년 미국 침공 후 탈레반의 항복부터 지난해 미군 철수를 약속한 평화 협정까지 협상의 전면에 선 인물이다.

미군과의 ‘20년 전쟁’ 기간 탈레반 세력을 규합하며 싸우다 2010년 2월 미 중앙정보국(CIA)과 파키스탄군의 합동 작전으로 체포돼 파키스탄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당시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석방돼 2018년부터 협상에 임해왔다.

지난 17일 바라다르가 아프간 제2 도시이자 탈레반의 ‘정신적 고향’인 칸다하르에 입성하자, 탈레반은 “이번엔 (1기 체제 때와)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1기 체제 당시 탈레반의 강압 통치가 악명 높았던 만큼 아프간과 국제사회는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새 통치 방식 논의 중…모두의 권리 보호”

이날 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법률, 종교, 외교정책 전문가들이 새 통치 방식을 논의하고 있으며, 몇 주 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대변인은 새 정부 모델과 관련, “서구에서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아니지만 모두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전해진 민간인 피해 관련 언급도 나왔다. 이 대변인은 “최근 탈레반 대원들이 민간인에게 저지른 일부 만행과 범죄에 대해 들었다”며 “법과 질서 관련 문제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상 사태는 탈레반의 소행이 아니다”면서 “서방 국가들은 더 나은 탈출 계획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탈레반은 이전 아프간 지도자들 및 민병대 지도자들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의 우호적인 철수를 보장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구소련 철군 이후 혼란에 빠져 있던 아프가니스탄을 1996~2001년 지배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이다. 미국은 탈레반이 9·11 테러를 강행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명목으로 탈레반 치하 아프간을 침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아프간 철군을 발표, 5월부터 단계적 철수가 이뤄졌다. 탈레반은 미국과 미·유럽 연합군인 나토 병력, 영국군 철수가 90%가량 이뤄진 지난 9일부터 진격을 시작, 15일 수도 카불과 대통령궁을 점령하며 아프간을 다시 장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탈레반과 맺은 평화협정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미국 정부와 탈레반은 미군의 완전 철수와 함께 아프간이 테러 단체의 천국이 되지 않도록 하는 협정을 맺었지만, 미군 철수가 90%가량 이뤄진 현재 시점에서 탈레반이 협정 내용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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