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곰’…30년간 우리에만 갇혀 지내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28 22:00수정 2021-07-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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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실명까지…배고픔에 쇠창살 갉아먹어
아르메니아의 우리에서 발견된 불곰(넬슨). 국제동물구조기구(IAR)
“분명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곰임에 틀림없다.”

아르메니아의 어느 한 우리에서 늙은 불곰이 수년간 배고픔에 허덕인 채 생활하다 처참한 몰골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불곰을 발견한 아르메니아 국제동물구조기구(IAR)는 악덕 주인으로부터 구조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국제동물구조기구(IAR)는 한 시민의 제보를 받아 출동했고 현장에는 쇠창살로 만들어진 좁은 우리에서 불곰을 발견했다. 불곰의 이름은 넬슨으로 심한 영양 실조 상태였다. 넬슨은 실명된 채 30년간 작고 더러운 우리 안에서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IAR 운동가들은 데일리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좁은 우리 안에서만 지내야 했던 넬슨의 건강 상태는 심각했다”라며 “2년 전 시력을 잃었고 오랫동안 안에서만 빙글빙글 돌았기 때문에 관절염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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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발견 당시 넬슨은 식량이나 물을 거의 공급받지 못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쇠창살을 갉아먹다가 이빨이 부러졌다”라며 건강에 대한 극심한 우려를 보냈다.

IAR 최고경영자(CEO) 앨런 나이트는 “이 불쌍한 곰은 감옥에서 30년을 살았다”라며 평생의 정신적, 육체적 고문을 준 주인 아르멘 타데보샨에게 즉각 풀어줄 것으로 요구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IAR은 아르메니아 야생동물·문화재보존재단(FPWC)과 함께 하루빨리 당국이 넬슨을 주인으로부터 석방시키길 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동 성명문에는 “그의 ‘주인’은 곰을 사랑한다고 주장하지만 동물을 사랑한다는 것은 동물을 좋은 환경 아래 제대로 돌보고 먹이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넬슨처럼 방치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아르메니아 정부에 관용을 베풀 것을 호소했다.

FPWC 설립자 이사인 루벤 카차트리안은 “이토록 충격적인 실태를 마주하기 어려웠다. 이런 환경에서 곰을 30년 동안 살게 한 주인이 같은 국민이라는 것이 수치스럽다”라며 “넬슨은 분명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곰임에 틀림없다”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의 지원으로 넬슨을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옮길 것”이라며 “수의사가 그의 병을 진찰·치료해, 넬슨의 시력이 회복될 수 있는지 알아낼 것이다”라고 추후 계획을 전했다.

끝으로 자선단체들은 넬슨의 노후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공동 성명문이 발표되자 정부와 곰 주인을 비난하는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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