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반체제 인사 체포하려 여객기 ‘강제 착륙’ 논란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24일 0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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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리투아니아행 여객기 벨라루스 수도에 강제 착륙

벨라루스 대통령이 반체제 인사를 체포하려 비행 중이던 여객기를 강제 착륙 시켜 국제 사회로부터 규탄을 받고 있다.

CNN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강제 착륙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문제의 여객기에는 벨라루스 반체제 인사 러만 프라타세비치가 탑승 중이었다.

이날 강제 착륙은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라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지시 때문으로 알려졌다. 프라타세비치는 벨라루스 내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는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를 만든 인물로, 루카셴코 정권의 대표적 비판자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여객기에는 프라타세비치를 포함해 총 171명이 탑승한 상황이었다. 라이언에어 측은 여객기가 리투아니아 국경에 도달한 직후 벨라루스 측으로부터 ‘잠재적인 보안 위협’을 이유로 민스크로 회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강제 착륙 이후 여객기 내에선 폭발물 수색 등이 이뤄졌으나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객기는 수 시간을 민스크에서 보낸 뒤 다시 이륙해 리투아니아로 향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프라타세비치는 체포됐다.

이번 사건을 두고 국제 사회에서는 사실상 테러 행위라는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전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제 항공 수송 규칙을 어긴 어떤 행위라도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문제의 여객기 목적지였던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민간 여객기가 민스크에 착륙을 강요당했다”, “그 혐오스러운 행동 배후에 벨라루스 정권이 있다”라고 비판한 뒤 프라타세비치의 석방을 요구했다.

벨라루스에서는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 이후 부정 선거 논란이 일며 반체제 시위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당시 선거에서 6선에 성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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