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알루론산 놓고서는 “화이자”…백신난에 사기 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2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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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기다리는 멕시코 교육 종사자들
백신 접종 기다리는 멕시코 교육 종사자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곳곳에서 가짜 백신을 이용한 사기가 판치고 있다. 증류수, 주름 개선에 쓰이는 히알루론산 등을 백신이라고 속여 접종하는 식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제약사 화이자는 최근 중남미 멕시코와 동유럽 폴란드에서 자사와 독일 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위조한 사례가 처음 적발됐다고 밝혔다.

2월 초 멕시코 경찰은 가짜 백신이 사람들에게 투여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북동부 누에보레온주의 한 병원을 급습해 6명을 붙잡았다. 이 병원은 한 회분 당 1000달러(약 112만 원)씩을 받고 약 80명에게 가짜 백신을 화이자 백신이라고 속여 접종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약병에 적힌 제품번호와 유효 기간이 모두 잘못된 숫자로 나타났다”며 사람들이 맞은 것은 화이자 백신이 아닌 증류수였다고 밝혔다.

앞서 1월에는 폴란드 경찰이 한 남성의 아파트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라고 적힌 약병을 여러 개 압수했다. 다른 제약사의 주름개선제 제품 용기에 담겨 있었고 약병 또한 화이자 약병이 아니었다. 화이자가 가짜 백신을 분석한 결과 주름 개선에 쓰이는 히알루론산이 함유돼 있었다.

레브 쿠비악 화이자 글로벌 보안 책임자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백신을 필요로 하고 많은 이들이 절실히 원하지만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공급이 늘어나기 전까지 많은 범죄자들이 백신 사기를 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는 백신을 판매하겠다고 속여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빼가는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가을 이후 백신 사기와 관련한 조사를 벌여 30개 웹사이트를 폐쇄하고 74개 웹 도메인을 압류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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