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징 겨울올림픽 ‘동맹과 공동 보이콧’ 가능성

워싱턴=이정은특파원 입력 2021-04-07 17:12수정 2021-04-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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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 프라이스 美 국무부 대변인. 사진 뉴시스
미국 정부가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보이콧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의 올해 7월 도쿄 올림픽 불참 선언으로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다음 계기로 삼고 있는 정부로서는 선택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참가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논의를 지속할 영역”이라며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 문제를 거론했다. 이런 인권 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이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미국의 가치와 이해관계를 들면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공유하고 있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이 동맹들과 베이징 올림픽 공동 보이콧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프라이스 대변인은 “그것은 분명히 우리가 논의하기 원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결정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2022년의 일이라서 아직 시간이 남았다. 시간표를 제시하고 싶지 않지만 논의는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콧 여부나 구체적인 결정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이를 검토 중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미국이 동맹들과의 공동 보이콧 방침을 확정할 경우 한국은 이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북한이 6일 도쿄 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및 북-미 대화 재개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또 다른 주요 행사마저 닫혀버리는 결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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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CNBC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이 나온 뒤 몇 시간 만에 “국무부가 베이징 올림픽의 보이콧 아이디어에서 한 발 물러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익명의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매체들에 성명을 보내 “미국은 동맹국 및 협력국과 공동 보이콧을 논의하지 않았고 현재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도 이후 트위터에 “내가 말했던 대로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고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공동 보이콧에 따른 파장과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진화에 나서고 프라이스 대변인도 자신의 발언을 뒤늦게 수습하는 모양새다.

올림픽 보이콧은 스포츠를 정치화한다는 비판과 함께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제한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결정이다. 미국이 독자적 보이콧을 넘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에까지 동참을 요구하는 것은 외교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올림픽 보이콧을 대중국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올림픽을 보이콧한 것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거부한 게 유일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보이콧을 강행하더라도 선수단은 출전시키고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으로 강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및 서방 동맹국들이 △정부대표단을 보내지 않거나 대표단의 급을 낮추는 ‘외교적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 60% △선수들의 참가까지 막는 보이콧 가능성 30% △공식적 보이콧은 하지 않되 각국 정상이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하는 방식의 가벼운 보이콧 가능성 10%를 제시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쿄 올림픽에 불참 발표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북한의 엄중한 대응과 일치하는 조치인 것 같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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