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즈강 명물’ 물개, 목줄 없는 개에 물려 사망…런던 시민들 분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4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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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해머스미스의 명물이었던 물개 프레디가 목줄을 하지 않은 개에 물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 직후 도주했던 견주는 옥스퍼드대 출신의 변호사로 알려지며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23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템즈강 해머스미스 다리 인근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10개월 된 어린 물개 프레디는 21일 오후 12시 45분 경 견주와 함께 목줄 없이 산책 나온 갈색 개에게 공격당했다. 한 달 전쯤 이 일대에 나타난 프레디는 사람들을 향해 재롱을 부리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런던 시민들은 그에게 전설적인 밴드 퀸의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프레디는 공격 직후 곧바로 시민들에게 구조돼 구조센터로 이송됐다. 수의사들은 프레디가 다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날 안락사를 진행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사우스에섹스야생동물병원은 “프레디는 물갈퀴가 골절되고 탈구도 발견됐다. 그의 몸에는 감염이 퍼지고 있어 항생제와 진통제를 투여하고 있으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개를 안고 사라졌던 견주는 옥스퍼드대 출신의 상법 전문 변호사 레베카 새번 클레어(49·여) 씨로 23일 밝혀졌다. 그는 사건 현장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580만 파운드(약 90억 원) 짜리 저택에 거주하고 있다.

새번 클레어 씨의 변호사는 23일 “새번 클레어는 사건 직후 경찰에게 연락했으며 영국 동물 학대 예방을 위한 왕립 협회(RSPCA)에 회부돼 위법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고의적으로 농장 동물이나 야생 동물을 공격한 개의 주인은 1000~2500 파운드(약 155만~39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프레디의 죽음으로 개에게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하는 견주들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해머스미스 다리 인근에는 개와 산책할 때에는 목줄을 해 달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야생동물을 공격하는 개를 기르는 사람들은 평생 반려 동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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