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신 휴가제’ 추진… “경제계에 도입 설득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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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접종 본격화 앞서 검토
부작용 발생 가능성까지 고려
이미 휴가-장려금 주는 기업도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한 휴가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이른바 ‘백신 휴가’를 주기 시작했고 장려금도 지급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직장인이 백신 접종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지, 접종에 따른 부작용으로 회사를 쉬게 되지 않을지 등 고려해야 할 것이 여럿 있다”며 “경제계에 (백신 휴가 도입을) 독려하고, 국가공무원까지 포함해 대응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업무를 총괄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도 전날 한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는 직장인이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직장인들이 접종을 시작하기 전에 기업들과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백신 휴가를 검토하는 것은 접종 장소 문제와 부작용 우려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일반인은 주민등록이 돼 있는 지방자치단체로 가서 접종을 받아야 한다.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직장으로 출근하는 회사원이라면 평일에 백신 접종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주말에 접종 희망자가 몰린다면 감염이 확산될 우려도 있다. 백신 접종 부작용도 정부가 신경 쓰는 부분이다. 고노 담당상은 “백신을 맞았을 때 독감보다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열이 나거나 접종 받은 데가 붓고 아프거나 약간 나른한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이미 백신 휴가제를 도입했거나 장려금까지 주고 있다. 산업용 기기를 만드는 ‘레십홀딩스’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백신 접종을 위해 사원들에게 유급휴가와 함께 장려금 1만 엔(약 10만 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백신 접종에 협력해 안전하고 쾌적한 일상이 하루라도 빨리 찾아올 수 있도록 기업이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보이 잉크회사도 백신을 맞는 직원에게 유급휴가에 장려금 1만 엔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보기술(IT) 관련 회사인 셀바는 정규 직원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 사원들에게까지 유급의 백신 휴가를 주기로 했다.

일본은 지난달 17일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4월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자부터 백신을 맞히기 시작한다. 16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국 정부도 ‘백신 휴가제’ 아이디어를 내놨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1일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휴가를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16일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고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15일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올해 73세로 65세 이상 고령자여서 4월 12일부터 시작되는 고령자 접종 시기에 맞춰 백신을 맞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음 달 9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어서 접종 시기를 앞당기게 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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