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까지 날아가 몰래 백신 맞은 스페인 공주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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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5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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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왕 필리페 6세의 누나인 엘레나(왼쪽)와 크리스티나 공주. 사진=AFP/뉴스1
스페인 국왕 필리페 6세의 누나인 엘레나(왼쪽)와 크리스티나 공주. 사진=AFP/뉴스1
스페인 국왕의 자매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시민들이 분노했다.

4일(현지시간) 유로 뉴스에 따르면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의 누나인 엘레나(57) 공주와 크리스티나 (55) 공주는 최근 부친을 만나기 위해 아부다비를 방문했다가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

70세 이상 고령자와 필수 근로자만 우선 접종 중인 스페인에서 두 공주는 아직 백신을 맞을 차례가 아니다. 접종 대상이 아닌 왕실 구성원이 몰래 외국에 나가 국민보다 먼저 백신을 맞았다는 점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두 공주는 “부친을 정기적으로 만나려면 백신을 맞으라는 제안을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스페인 전 국왕이자 공주들의 아버지인 후안 카를로스 1세는 금융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지난해 8월 아랍에미리트로 떠났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군사령관을 포함한 소수의 공무원들이 백신 접종 순서를 가로챈 사실이 적발돼 사임할 정도로 백신 새치기 한 자를 엄벌하고 있다.

현재 국왕인 펠리페 6세와 레티지아 여왕, 그리고 두 사람의 딸들도 아직 백신 접종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좌파 연립정부의 장관이자 급진 좌파 정당 대표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는 두 공주의 소식을 듣고 “스페인 사회에서 왕실에 대한 새로운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군주제 지속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다”며 비난했다.

반면 야당을 이끄는 보수당은 공주들이 스페인이 아닌 외국에서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그들이 스페인 시민들로부터 백신을 훔친 것은 아니”라고 옹호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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