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생, 20차례 신고에도 캠퍼스서 살해…합의금 153억원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3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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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매클러스키, 유타대서 전 남자친구에게 총격 살해
사건 전 20여차례 신고…학내 경찰, 나체사진 유포 의혹

미국 유타주와 유타대가 캠퍼스에서 살해된 학생의 유가족에게 1350만달러(약 153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로런 매클러스키의 유가족과 루스 왓킨스 유타대 총장은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처럼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타대는 이 사건이 “예방할 수 있었던 비극이었다”는 점에 동의했다.

유타주는 1050만달러를, 유타대는 30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이 돈은 전부 로런 매클러스키 재단으로 간다.

21세의 유타대 재학생이었던 매클러스키는 2018년 10월 캠퍼스에서 전 남자친구 멜빈 숀 롤런드(37)에게 납치돼 7차례 총에 맞아 숨졌다.

매클러스키는 롤런드가 이름 나이, 직업, 성범죄 전과 등에 대해 거짓말한 사실을 알고 사귄지 몇 주 만에 이별을 고했다. 그러자 롤런드는 집요한 협박 끝에 매클러스키를 살해했고, 경찰이 추적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매클러스키는 목숨을 잃기 전 롤런드의 괴롭힘을 신고하려고 20여차례나 대학 경찰과 접촉했다. 유가족은 매클러스키가 반복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학과 학내 경찰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찰이 매클러스키의 나체 사진을 유포했다는 의혹도 있다.

유가족이 주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매클러스키는 학내 경찰이던 미겔 데라스에게 자신의 나체 사진을 넘겼다. 롤런드가 1000달러를 주지 않으면 해당 사진을 퍼트리겠다고 협박했다는 사실을 신고하기 위해서였다.

데라스는 매클러스키 사망 몇 주 전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동료 경찰과 이 사진을 공유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왓킨스 총장은 학교가 이 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로런과 그의 가족을 실망시켰다”며 “만약 직원들이 더 완벽하게 훈련받고 제대로 된 지침이 있었다면, 대학은 로런을 보호할 더 나은 태세를 갖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12월 학교 측은 매클러스키의 죽음을 사전에 막을 방도가 없었다고 해 유가족을 분노하게 한 바 있다.

유가족들은 이에 격분해 지난해 대학, 주를 상대로 5600만달러(약 634억원)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소송은 조기 소각하(dismissal) 처리된다.

이 사건은 미국 대학 캠퍼스의 안전과 데이트 폭력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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