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확진 후 첫 공개행사…다음주엔 전국 ‘유세 강행군’ 논란일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1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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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입원 당시보다 다소 건강해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지만 음성 판정 여부를 밝히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세 강행군’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사우스론 앞에서 ‘법·질서를 위한 평화적인 시위’ 행사를 열고 수백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했다. 5일 군병원에서 퇴원한지 닷새 만이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감안해 군중들과 거리를 두면서 백악관 발코니 위에서 연설했지만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백인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색인종 공략에 집중했다. 그는 “졸린 조 바이든(민주당 대선후보)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들을 배신했다”며 “그가 이 나라를 잘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 대다수는 흑인 유권자의 민주당 지지 철회를 목적으로 하는 ‘블랙시트(Blexit)’ 구성원 등 흑인과 히스패닉이었다. 또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곧 나오면서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초 예정했던 2000여 명에 훨씬 못 미치는 500여 명 참석했다.

행사를 앞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지난달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지명식 참석자들이 여러 명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많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았다.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격리 종료 기준을 충족시킨다는 점에 더해 오늘 아침(10일) 코로나 유전자검사(PCR) 표본 검사 결과 대통령이 타인을 전염시킬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 기분이 좋다”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연설 길이는 평소보다 훨씬 짧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회에서 90분 이상 연설한 적도 많지만 이번 연설은 18분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다음 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현장 유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일부터 사흘 간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주의 공항에서 차례로 대규모 유세 행사에 나선다. 모두 많은 선거인단이 달려 있는 경합주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경합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로 예정됐던 2차 대선후보 TV토론은 ‘화상 토론 방식’이란 점에 반대하며 거부해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 TV 토론은 22일에 한차례만 더 열릴 예정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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