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만에 총격까지… 中-印 국경 충돌 악화일로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0-09-10 03:00수정 2020-09-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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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도군이 위협사격 했다… 계속 도발땐 전쟁치를 준비”
印 “중국서 먼저 발포” 반박
언월도 들고 총 찬 중국군 사진 공개
9일 인도 언론이 공개한 중국-인도 접경지의 중국군 사진. 중국 군인들이 삼국시대 장수 관우의 ‘청룡언월도’와 비슷한 모양의 무기를 지니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트위터 캡처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45년 만에 총격이 발생한 데 이어 중국 관영언론이 “전쟁 준비도 돼 있다”고 위협하면서 양국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고 있다. 양국이 국경 일대에 전력을 증강하는 가운데 망명자 출신 특수부대가 투입되는가 하면 ‘언월도’까지 등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9일 논평을 통해 “중국은 인도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 준비는 철저히 돼 있다”면서 “인도가 도발을 지속하거나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1962년 국경 전쟁과 유사하다”면서 “그때도 인도는 중국을 이길 수 있다고 오판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전쟁에서 인도군 3000여 명이 사망했고, 중국군 사상자는 소수에 그쳤다.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 대변인은 7일 밤 성명을 내고 “인도군이 중국군에 위협사격을 했다”며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인도군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중국군이 먼저 공중에 총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총격이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양국이 공식적으로 총격 발생을 확인한 것은 45년 만에 처음이다. 1975년 국경에서 마지막 총격이 있었고 이후 1996년 두 나라는 협정을 맺고 국경에서 우발적 상황을 막기 위해 총기 휴대를 금지했다.


양국은 6월 라다크 지방에서 발생한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이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핵무기까지 보유한 나라지만, 총기휴대 금지협정을 먼저 깼다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쇠몽둥이나 창으로 무장하거나 별도의 특수부대를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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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NDTV 등 인도 언론은 중국군이 중세 때나 볼 수 있는 흉기로 무장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중국군은 몽둥이와 창뿐만 아니라 ‘언월도(偃月刀)’라고 불리는 칼도 지니고 있었다. 언월도는 삼국시대 촉나라 장수 관우가 ‘청룡언월도’를 사용했다고 해서 ‘관도(關刀)’라고도 불린다. 앞서 6월 중국군은 인도군과 난투극을 벌일 당시 몽둥이에 대못을 박아 사용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이런 중국군을 상대하기 위해 티베트 망명자 출신으로 구성한 특수부대(SFF)를 국경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도군이 중국과 접경 지역인 판공호수에서 중국군을 밀어내는 데 SFF를 동원했다. SFF는 해발 4000m에 거주하는 티베트 출신 망명자로 구성돼 이 지역에 대한 적응도가 매우 높다. 또 티베트를 강제 점령한 중국에 대한 적개심도 크다. 인도 정부는 당초 SFF 대원들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사태를 악화시킬 것을 염려해 중국과의 갈등 현장에 투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경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SFF까지 투입했다.

중국과 인도 두 나라는 현재 국경 지역으로 탱크 장갑차 등 병력을 속속 증파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최신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을 국경과 가장 가까운 공군기지에 보냈고, 인도는 7월 프랑스에서 들여온 라팔 전투기 5대를 모두 중국 국경에 배치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인 갈등#국경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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