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도중 김정은이 내게 윙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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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당시 백악관 대변인 주장… 트럼프 “당신에게 반했다” 농담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세라 샌더스(사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윙크를 한 것 같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당시 샌더스 대변인에게 “김 위원장이 당신에게 완전히 반했다. (북-미 협상)팀을 위해 북한으로 가라”는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가디언 등은 8일 출간 예정인 샌더스의 회고록 ‘나의 의견’을 사전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2일 보도했다. 당시 두 정상은 회담장에서 여자축구를 포함한 스포츠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옆에서 이를 메모하다 고개를 든 샌더스 전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눈이 마주쳤는데 김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였고 내게 윙크를 하는 듯해서 깜짝 놀랐다. 다시 눈을 내리고 필기를 계속했다. 나머지 회담 내내 미국 대표부 쪽만 봤다”고 회고했다.

샌더스 전 대변인은 공항으로 돌아오는 차량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 존 켈리 당시 비서실장에게 이 일화를 전했다. 이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윙크를 했다고? 당신에게 반했다는 거냐?”고 했고 샌더스는 그런 뜻이 아니라며 “제발 그만하시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세라, 됐다. 팀을 위해 희생해라. 네가 북한에 가는 거다. 남편과 아이들이 널 그리워하겠지만 이 나라의 영웅이 될 것”이라는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민트사탕을 건네며 김 위원장을 불안하게 했다고도 밝혔다. 샌더스는 “김 위원장은 자신을 독살하려는 것인지 염려하는 듯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이 아니라고 안심시키기 위해 민트향이 밴 입김을 공기 중에 뿜었다. 김 위원장은 마지못해 사탕을 받아먹었다”고 적었다.

이 회고록에는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전 절친 사이인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큰일을 할 테니 TV를 봐라. 믿기 힘든 것을 볼 것이며 놓치지 말라”고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샌더스 전 대변인은 “대통령이 북한이나 핵 말고 좀 가벼운 이야기를 할 사람을 찾았던 것 같다. 둘은 몇 분간 오랜 친구처럼 통화했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북미 정상회담#김정은#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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