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2012년 12월 16일 두 번째로 총리직을 맡은 지 2801일만이다. 아베 총리의 퇴진이 한일관계 변화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며 “정치 판단을 잘못하고, 결과를 내지 못하면 안 된다. 총리 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임 이유로는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이 이달 초 재발됐다”면서 24일 병원 검진 때 사임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 8개월 동안 연속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지만 건강 문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1차 집권기 때였던 2007년 9월에도 궤양성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전격 사임했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 후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 과거사 사과의 모범으로 불리는 무라야마담화 등을 고치겠다며 역사 수정주의적 모습을 보였다.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아베 총리가 물러난다면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후임 총리로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아베 총리의 급작스러운 사임 발표를 아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 및 새 내각과도 한일 간 우호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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