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브리핑 다시 열어… WP “잘못 인정한듯 비관적 어조”
CDC “확진자 실제론 10배 추정”
하루 사망 7월 들어 첫 1000명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심각성을 인정하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은 불행히도 좋아지기 전까지는 아마 악화될 것”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TF 브리핑을 연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그는 ‘선벨트(sunbelt) 지역’을 중심으로 한 남부의 코로나19 증가세에 대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고, 코로나19 상황을 작은 불꽃(embers) 정도로 표현하던 기존 발언을 뒤집고 “지금은 큰 화재가 났고 불행히도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또 “마스크가 좋든 싫든 영향이 있고 우리는 해야 할 모든 것을 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에 진전이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발언도 내놨다.
그동안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말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태도를 바꾼 것은 대선을 10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대국민 메시지의 톤을 조절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톤이 비관적으로 변했다”며 “그의 기존 전략이 작동하지 않았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하루 6만7000여 명이 추가되며 누적 402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는 1119명이 늘어나 14만4953명으로 집계됐다. 7월 들어 하루에 사망자가 1000명 이상 나온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실제 확진자 수는 보고된 사례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날 밝혔다. CDC 연구 결과 코네티컷주의 경우 실제 감염률이 보고된 수치의 6배, 미주리주는 무려 24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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