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구르족 탄압” 시진핑 측근 3명 제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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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당서기 등 美입국 제한조치… ‘소수민족 인권’ 본격겨냥 큰 파장

미국이 중국의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인사에 대해 제재 조치를 내렸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 경고를 넘어 행동을 취한 것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1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전날 천취안궈(陳全國)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서기, 주하이룬(朱海侖) 신장 전국인대 상무위 부서기, 왕밍산(王明山) 신장 공안국 서기 등 3명과 그 직계가족의 미국 입국 자격을 박탈하는 비자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이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국민에 대해 비자 제한 조치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제재 대상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천 서기다. 미국이 그를 첫 번째 타깃으로 삼은 건 시 주석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자 대표적인 소수민족 탄압 정책 시행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천 서기는 ‘시진핑 시대 떠오르는 별’이라 불릴 정도로 시 주석과 가깝다. 중국 공산당 역사상 티베트(西藏·시짱)자치구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당 서기를 모두 거친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천 서기는 2011년 8월 티베트자치구 당 서기로 부임한 뒤 티베트의 모든 불교 사원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공산당 간부 사진을 걸도록 했다. 또 10만 명 이상의 공산당원을 이곳으로 이주시켜 분리주의자들을 밀착 감시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어 2016년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서기에 임명됐다. 이 지역은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핵심인 곳이다. 천 서기는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 감금 캠프를 건설하고 안면인식 폐쇄회로(CC)TV를 곳곳에 도입하는 등 강력한 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정치국원으로 승진했고, 2023년에는 중국 최고권력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중국은 10일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베이징=김기용 kky@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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