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2년전 없앤 전염병 대응기구 재설치 추진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3일 1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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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2년 전 NSC 산하 기구 폐지
국무부 내에 전염병 조정관 직을 새로 만드는 방안
전문가들 "부처간 조율 위해 NSC에 둬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국무부 내에 전염병 대응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보건·의료 분야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관련 기구 및 부서를 폐지·축소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악화하면서 대응 실패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뒤늦게 자구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CNN은 2일(현지시간)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 국가안보회의(NSC)가 이날 주재한 관계부처 회의에서 국무부 내에 전염병 조정관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는 세부 사항을 구체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기 위해 제안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회의에선 보건 전문가와 전직 관료들이 전담 부서는 국무부가 아닌 백악관에 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국무부에 두는 것은 단순히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조직을 그대로 놔뒀다면 코로나19 사태에 더 잘 대응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털어놨다.

실제 오바마 행정부는 NSC 산하에 전염병 대응 전담 기구를 뒀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이를 해체했다. 이번에 국무부에 신설하려는 것도 결국 글로벌 보건 안보 및 전염병 대응 등 기존 기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토안보·대테러 보좌관을 지낸 리사 모나코는 CNN ‘뉴 데이’(New Day)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일부러 전담 기구를 NSC 산하에 뒀다”며 ‘각 부처간 조율’ 및 ‘신속한 결정’을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무부 산하에 설치하는 것에 대해 “한편으론 지속적인 전염병 대응을 위해 특정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것이어서 좋다”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 산하에 대응팀을 신설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했을 땐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끄는 태스크포스(TF)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총괄하는 백악관 TF를 꾸렸을 때 더 폭넓게 모두를 아우르는 조정을 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정부는 공중보건과 함께 외교에도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이것이 국무부가 적절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무부에 설치하면 전담부서가 더 오래 유지될 것이고 구성원들의 이직률도 낮아질 것”이라며 “하원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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