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콧대 꺾인 ‘133년 전통’ 뉴욕 스테이크 하우스, 배달 서비스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9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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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피터 루거’ 홈페이지 캡처
사진 ‘피터 루거’ 홈페이지 캡처
133년 역사의 미국 뉴욕 간판 스테이크 하우스 ‘피터 루거’가 전통을 깨고 ‘스테이크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외식전문 매체 이터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당 내에서 음식을 판매하지 못하자 자존심을 접고 가정으로 스테이크와 고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 식당의 간판 메뉴인 2인분용 ‘드라이 에이징’(저온 숙성) 포터하우스 스테이크인 ‘스테이크 포 투’는 114.90달러(배송료 별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현금만 받을 정도로 콧대가 셌던 피터 루거는 이번에 전화와 온라인을 통한 배달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신용카드를 받기 시작했다.

브루클린에 사는 CNN 기자가 주문을 했더니 56분 만에 따끈따끈한 스테이크가 집으로 배달됐다. 그는 “(식당처럼) 지글지글 소리를 낼 정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뜨거웠다”며 “코로나 시대 외식업계의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사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피터 루거는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 외식 칼럼니스트가 불친절한 서비스, 일관되지 않은 음식의 질을 비판하며 별을 한 개도 주지 않은 혹평을 해 화제가 됐다. 이에 반발한 단골들이 식당을 단체로 찾아 더 주목을 받았다. 할리우드 배우 덴젤 워싱턴, 제니퍼 애니스턴이 단골 고객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전용 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87년 브루클린 사우스 윌리엄스버그에서 문을 연 피터 루거는 첼시의 ‘올드 홈스테드’(1868년), 미드타운의 ‘킨스’(1885년)와 함께 뉴욕 3대 ‘올드 스쿨(전통)’ 스테이크 하우스로 꼽힌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자선 경매 점심식사가 열리는 스미스앤올렌스키(1977년), 피터 루거 수석웨이터 출신인 울푸강 즈위너가 세운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2004년)는 체인점 시대를 개척한 후발 주자들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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