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를 통해 5세대(5G)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려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계획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고조된 반중 정서로 영국 집권 보수당 내에서 중국과의 관계 전반을 재검토하라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자 중국이 실제보다 상황을 은폐·축소해 사태를 키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화웨이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앞서 존슨 총리는 시장점유율을 35%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영국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했다. 당시 화웨이를 민감하고 중요한 코어망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제한도 가해졌다.
그러나 보수당 의원들은 현행 규제로 충분치 않다며 화웨이를 영국 5G 사업에서 완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화웨이가 국가 안보의 위협이 된다’는 영국 대내외 정보 담당기구 M15·M16 보고서가 지난 12일(영국 현지시간) 발표된 이후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고 SCMP는 전했다.
데미안 그린 전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제 화웨이에 대한 출구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화웨이 개입을 ‘제로’로 낮추기로 결정했음을 중국 정부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톰 투켄타트 하원 외교위원장도 “(화웨이를 저지하자는 쪽으로) 국회 내 분위기가 굳어진 것 같다”면서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의 사업에 의존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줬다”고 말했다.
심지어 존슨 총리의 측근인 도미니크 랍 외무장관조차 16일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이 끝나면 중국과 평소처럼 거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원들이 정부 계획을 무산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존슨 총리는 화웨이를 전면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영국 통신업체들은 기존 화웨이의 케이블을 뜯어내야하는 것을 물론 영국의 5G 출시를 1년 이상 지연시켜 수억파운드(수천억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로 최근 화웨이 장비를 걷어낸 BT그룹에 따르면 이 비용만 5억파운드(약 75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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