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아프간 전격 방문…지원금 10억달러 삭감 발표

  • 뉴시스

"가니 대통령과 압둘라 불화로 평화 위협"
카타르에서 탈레반 대표와 평화협정 확인도
미군 철수는 합의기간내 예정대로 진행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을 사전 예고 없이 전격 방문한 뒤에 아프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금 10억달러를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폼페오 장관은 카불에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그의 라이벌인 압둘라 압둘라 전 최고 행정관을 만난 뒤 이를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해의 문제가 많은 아프간 대선 이후로 서로 아프간 대통령임을 주장하고 있는 두 지도자가 새 정부를 구성하는데 실패할 경우에는, 추가로 더 많은 여러가지 형태의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평소와 달리 이례적으로 강경한 성명을 발표, 두 지도자가 그 동안 협력에 실패하면서 미국의 사상최대의 해외 파병인 아프간 파병을 종식시키고 평화협정을 맺을 기회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지도자에게, 그리고 그들의 행동에 대해 미국은 깊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두 사람은 미국-아프가니스탄의 관계를 해치고 그 동안 이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전투에서 생명과 재산을 희생한 아프간과 미국의 연합군 장병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 사람의 협력 불능으로 미국의 국가 이익이 “직접적 위협”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앞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모든 지원에 대해 즉시 재검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올해 원조금을 10억 달러 삭감하기로 하며 2021년에도 추가로 10억달러를 삭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불을 떠난 폼페이오는 카타르에서 탈레반 대표와도 만남을 갖고 가니와 압둘라가 미국과 탈레반이 지난 달 맺은 평화협정을 지원하기로 한 합의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협정은 아프간 국내의 평화 협정을 10일 이내에 , 즉 3월 10일까지는 마치도록 되어 있었는데 그들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니와 압둘라는 심지어 비 탈레반계 대표로 누가 나설 것인지도 합의하지 않았고, 평화협정에 명시된 탈레반과의 포로교환에 대해서도 아무런 합의가 없다고 폼페이오는 지적했다.

폼페이오는 그러나 미국은 탈레반과 합의한 대로 앞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을 계속 철수시킬 것이며, 앞으로 몇 달 내에 1만 3000명에서 8600명으로 병력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프간 지도자들의 불화로 미 원조금을 삭감한다 해도 미국 정부는 여전히 아프간 국민들과의 유대를 유지할 것이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아프간의 코로나19 확산방지를 돕기 위해서 1500만달러 (188억 685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카불을 떠나면서 가니와 압둘라가 불화를 극복하고 24일까지는 화해안을 내 놓으라고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간 정국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카불과 도하까지 지구의 거의 절반을 날아가 아프간과 탈레반 지도자들을 만났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출장 목적에 대해서 “탈레반이 지난 달 미국과 맺은 평화 협정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모든 후속 노력을 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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