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굳히기’ vs 부티지지 ‘2차 반란’…뉴햄프셔 관전포인트는?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0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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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두 번째 경선이자 첫 프라이머리(예비경선)인 뉴햄프셔 경선이 11일 치러지는 가운데 CNN이 9일(현지시간) 1~5위 예상 후보별 유력 시나리오 5가지를 내놨다.

CNN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박빙 속 우세를 점치는 가운데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의 상승세를 간과할 수 없다고 봤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경우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샌더스의 굳히기

뉴햄프셔는 샌더스 의원의 강세가 점쳐져온 곳이다.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의 오른쪽과 맞닿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6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22%포인트 차로 이기고 압승했다. 존재감이 없던 그가 대선 레이스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다.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2위를 기록한 이후 최근 뉴햄프셔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도 판세를 가늠케 한다. 다만 부티지지 전 시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기는 하다.

이 모든 여건은 샌더스 의원의 승리를 예상케 하지만,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티지지 전 시장에게 미세하게 역전당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CNN은 “이 모든 요건을 합하면 샌더스 의원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 진정한 승리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부티지지 전 시장의 강력한 동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예상했다. 이어 “4년 전처럼 압승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래도 “이 시점에서 승리는 승리”라고 덧붙였다.

◇부티지지의 2차 반란

부티지지 전 시장의 기세가 무섭다. 그는 대선풍향계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미 대선 레이스에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는 앱 기술 문제로 결과 발표가 사흘만에 이뤄지는 사상 최악의 참극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부티지지 전 시장에겐 모멘텀이 된 의미 있는 경선으로 작용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최근 뉴햄프셔 경선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샌더스 의원을 맹추격하고 있다. CNN과 뉴햄프셔대학 여론조사(5~8일, 표본오차 ±5.0%포인트)에서는 21%의 지지를 받으며 샌더스 의원 28%와 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전달 조사와 비교하면 6%포인트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심지어 NBC·마리스트, 더힐·보스턴글로브 등, CBS·유고브 등 조사에서는 모두 오차범위 내에 들었다. CBS조사의 경우 바이든 전 부통령 표심을 흡수해 전달 대비 12%포인트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CNN은 다만 부티지지 전 시장이 이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뉴햄프셔에서 꼭 1위를 차지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뉴햄프셔 직후 실시되는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흑인 및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진짜 의미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의 위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주목할 만 포인트 한 가지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추락이었다. 그는 이제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 왔는데, 4위에 그치면서 그를 바라봤던 유권자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의 하락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실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대한 5개 여론조사에서 그는 13%를 넘지 못하며 3~4위를 기록 중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지지층인 유색 인종이 많이 포진해 있는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설욕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CNN은 “만약 바이든 전 부통령이 두 번째 경선에서도 샌더스 의원, 부티지지 전 시장, 엘리자베스 상원의원에 이어 4위로 끝낸다면 레이스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줄고 있는 그의 선거자금은 완전히 마를 것이고, 그를 둘러싼 이야기를 하락세에 대한 것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보이는 워런

뉴햄프셔에서 한 때 샌더스 의원과 함께 공동 선두주자로 여겨졌던 워런 의원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를 기록한 이후 중간 순위권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그 역시 지역구가 뉴햄프셔와 맞닿아 있는데, 지지층이 겹치는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과 반비례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워런 의원은 샌더스 의원, 부티지지 전 시장에 이어 3위 자리라도 고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런 의원이 3위에 그치면 향후 레이스에서도 샌더스 의원에게 지지자가 이동할 수 있다. 중도온건파인 부티지지 전 시장이 승리할 경우에도 ‘진보’ 성향 단일후보를 밀기 위해 지지층이 옮겨갈 수 있다. 어찌됐건 워런 의원에게는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클로버샤, 존재감 부각해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지난 8일 민주당 경선 TV토론 이후 14시간 동안 2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그는 이전 TV토론에서도 뛰어난 언변으로 청중을 매료했다.

그는 아이오와 코커스 전 2주 정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으로 제대로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거꾸로 탄핵심판이 끝난 만큼 “이제 시작”이라며 자신감도 내보이고 있다.

다만 그가 뉴햄프셔에서도 5위에 그친다면 그의 상승 모멘텀은 사라질 수 있다. 최소 3~4위는 해야 한다는 의미다.

CNN은 “그가 모멘텀을 갖기 위해서는 뭔가 일어나야 한다. 만약 아이오와에서처럼 5위로 밀려난다면, 그가 앞으로 어떻게 경주할 지 알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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