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난을 소재로 한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스레드를 중심으로 유행한 ‘가난 밈’은 가난한 형편을 토로하며 사진을 올린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자신의 부유함을 과시하는 포인트가 담겨 있다. “지긋지긋하다. 라면 먹는 지독한 가난”이라며 비행기 1등석에서 라면을 먹는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식이다. “오늘도 김밥에 라면, 언제쯤 이 가난에서 벗어날까”라며 음식 옆에 페라리 차키를 올려놓거나, 고급 외제차 내부를 찍어 올리며 “기름 넣을 돈도 없어서 오늘도 출근한다”는 하소연도 있다.
가수 신화 김동완은 “가난은 농담으로 쓰기 힘든 감정”이라며 “웃기기 위해 할 수 없는 말들이 있고 지양해야 할 연출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완은 “지금도 돈이 없어 삼각깁밥 하나를 살지 말지 고민하는 대학생들의 손에 먹고살기 위한 휴대전화가 쥐어져 있으니 단톡방에서만 하시길”이라고 했다. 공개된 SNS가 아닌 지인들만 볼 수 있는 대화방 등에서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김동완은 “나도 홀어머니랑 반지하 생활을 오래 해서 늘 걸리는 단어가 가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공유된 ‘가난 밈’ 게시물에는 불쾌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기만 챌린지” “가난까지 개그 소재로 쓰냐” “조롱하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왜들 이러는가? 가난이란 단어가 누군가에겐 얼마나 아픈건지 알고 저렇게 웃음소재로 쓰는건가”라며 “차라리 대놓고 자랑을 하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지긋지긋한 지독한 가난’이라는 글과 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 가운데 있는 사람으로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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