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일부터 공장 재가동했지만…“실제 재가동률은 50% 이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0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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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재개해도 외지에서 돌아온 직원은 14일 자가격리로 정상 출근 어려워
외지인 많은 기업·공장은 재가동률 50% 불과
아이폰 만드는 폭스콘 등 중국 내 기업·공장 재가동 시점 잇따라 재연기
지역마다 공장마다 재가동 시점 달라 공급망 붕괴 우려

중국의 기업 업무 재개 및 공장 재가동 첫 날인 10일 오전 11시 반경(현지 시간) 찾은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 롄샹(聯想·레노버)의 베이징(北京) 본사는 점심시간이 가까웠지만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지정된 통로를 통해 손 소독과 체온 검사를 거쳐 체온이 정상이라는 빨간 스티커를 받아 외투에 부착해야만 본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본사 로비 한 곳에서는 마스크를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다. 대형 모니터에는 “직원들끼리 가까이 있지 말라. 모이지 말라”는 안내가 반복됐다.

이곳에서 만난 한 직원들에게 ‘오늘 업무가 완전히 재개됐느냐’고 묻자 “아직 일부 직원만 출근했다”고 말했다. 외지에서 돌아온 직원들은 14일간 자가격리 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 출근이 어려웠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기업 업무 재개와 공장 재가동 시점을 10일로 연기한 바 있다.

● 외지 직원 많은 공장 재가동률 50% 이하 관측

중국 각지 기업들과 공장들이 이날부터 업무와 생산을 재개했으나 외지에서 돌아온 직원은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직원들의 실제 출근율이 낮고, 지역마다 다른 업무 재개 시점 탓에 기업 간 생산·공급망이 연결되지 않는 문제 등으로 실제 공장 재가동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이 많은 기업과 공장의 경우 재가동률이 절반 이하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애초 10일 재가동을 계획했던 대만 폭스콘의 광둥성 선전시, 허난성 정저우시, 허베이성 랑팡시, 산시성 타이위안시 공장도 일제히 재가동 시점을 10일 이후로 연기했다. 구체적인 재가동 시점을 다시 공지하지도 못했다. 폭스콘은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기업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의 대표적 인공지능(AI) 기업 바이두는 10일로 예정했던 업무 재개 시점을 17일로 연기하고 14일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선전시에 본사를 둔 중국의 대표적 정보통신(IT)기업 텐센트도 17일로 예정했던 업무 재개 시점을 24일로 다시 연기했다.

톈진에 있는 삼성전자의 TV공장도 톈진의 한 쇼핑몰에 발생한 집단 감염 사태로 신종 코로나의 전면 확산이 우려되면서 재가동 시점을 17일로 연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무단장의 한 타이어 공장 근로자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이 공장이 재가동을 멈췄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상하이의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관련 제조기업인 저퍼우(哲弗)스마트시스템은 10일 재가동이 어려워졌다. 이 기업 회장인 리페이(李飛)는 “중점 생산 라인을 비롯해 우리 공장의 3분의 2가 외지인이다. 이들이 돌아왔지만 14일간 다시 자가격리 조치를 치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공장을 재가동해도 재가동률은 50%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 “3월 초 전후에야 완전히 재가동 될 것”

리페이는 또 지역마다 재가동 시점이 달라 공급망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省)마다 기업마다 휴가 끝나는 시점이 달라 실제로는 공급망이 이어지지 않고 균형을 잃었다”며 “공장을 재가동해도 원재료가 부족해 실제 가동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공장도 현재 보유한 원재료로는 최대 1주일밖에 생산을 못해 공급상을 재촉하고 있지만 공급상도 같은 재가동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중국 중신(中信)증권은 “업무 재개, 공장 재가동 시점이 다시 늦춰지고 일부 기업은 생산을 연기해 자금 회전 문제에 직면하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3월 초 전후에야 기업, 공장들이 완전히 재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지에서 돌아온 직원들의 격리기를 고려하면 재가동 시점은 더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부터 베이징(北京)도 아파트 단지 등 지역사회의 봉쇄식 관리를 발표해 외부인의 지역사회 출입을 금지했다. 선전시는 아예 주거 주민도 통행증을 발급받아야만 아파트 단지 등을 출입할 수 있다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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