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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러 신무기는 해킹과 가짜뉴스… ‘은밀한 공격’에 지구촌 비상

입력 2019-12-17 03:00업데이트 2019-12-17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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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혼돈의 2019] <5>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

3월 중국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해킹, 5월 유럽의회 선거 러시아 개입설, 9월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사 아람코 피격, 11월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인도 핵발전소 해킹….

올해 각국에서 벌어진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의 대표 사례다. 재래식 무기 외에 해킹, 가짜뉴스, 심리전 등으로 다른 국가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뜻하며 복합전쟁, 비(非)대칭전쟁으로도 불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통적 의미의 전쟁과 관련이 없는 행위를 통해 공격하므로 상대방은 공격당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하기 어렵다”며 하이브리드전쟁의 진화가 세계의 무질서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선두 주자는 ‘해킹’과 ‘가짜뉴스’를 앞세운 중국과 러시아다. 10월 미 외교안보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최근 중국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J-20’ 스텔스기는 미국의 ‘F-35’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중국이 해외 기술을 훔쳐 무기 개선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F-35에 탑재된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전기광학타깃시스템(EOTS)과 흡사한 센서가 J-20에도 있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록히드마틴 측은 “EOTS가 해킹으로 유출됐다”며 중국에 날을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에 중국 해커들이 잠수함, 미사일 등 최첨단 군사연구를 진행하는 미 MIT 및 워싱턴대를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해 1, 2월 중국이 미 해군 수중전센터의 계약직 직원 컴퓨터를 해킹해 2020년부터 미 해군 잠수함이 사용할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 개발 계획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2013년 패트리엇 지대공 유도미사일,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호넷 전투기, 블랙호크 헬기, F-35 등 최첨단 무기 설계도 20여 개가 해킹당했을 때도 미 국방부는 중국을 지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가짜뉴스 등을 앞세운 정보전을 위해 ‘29155’ 특수부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러시아 정당이 친서방 정당을 연정에서 배제해 발생한 올해 2월 몰도바 헌법 위기, 2016년 몬테네그로의 쿠데타 시도 등에 이 부대가 개입했다고 전했다. 체제 전복, 사보타주, 암살 등이 전문이며 2014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등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 재벌’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2014년 5월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웹사이트에는 난데없이 한 민족주의자가 대선 승자가 됐다는 이미지가 올라왔다. 러시아 방송들은 이 가짜뉴스를 사실인 양 보도해 우크라이나 사회의 혼란을 부추겼다. 2016년 가을 우크라이나 항만, 재무부, 방위 시설 등이 공격받았을 때도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됐다.

2016년 1월 13세의 러시아계 독일 소녀의 가출 사건 당시 러시아 언론은 이 소녀가 무슬림 난민에게 유괴돼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집단 성폭행은 명백한 가짜뉴스였지만 독일 언론도 이를 추종 보도했고 반난민 심리가 강화됐다. 이 여파로 같은 해 9월 극우 독일대안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연방의회에 입성했고 세를 불려가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대상인 한국도 하이브리드 전쟁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디도스 공격, 2015년 국방망 해킹 등 배후에 북한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강대국 사이에 낀 지정학적 특수성,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발전해 있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제조업 기반을 가진 한국은 늘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사이버 테러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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