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연준의장’ 볼커가 남긴 마지막 말, 그리고 걱정은…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2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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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었던 폴 볼커가 사망하기 얼마 전 ‘신뢰를 잃고 있는 미국’, 그리고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는 연준에 대한 우려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8일 향년 92세로 작고한 볼커 전 연준 의장은 자서전 후기를 통해 이러한 견해를 남겼다. 볼커 전 의장이 자서전 후기를 완성한 건 지난 9월 말이었다. FT가 이날 후기 전문을 실었다.

볼커 전 의장은 “2018년 늦여름까지, 내 생을 설계하는데 도움을 줬던 미국 및 세계 질서가 깊은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하며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있어 미국이 역경을 딛고 자유 세계 리더로 발전해 온 것이 자부심과 희망의 원천이었지만 “점점 더 미 정부의 정책과 제도에 대한 믿음을 훼손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우리는 훨씬 더 사악한 것을 보고 있다. 허무주의 세력은 우리의 공기와 물, 기후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해체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투표권과 공정한 선거, 법치, 자유 언론, 권력분립, 과학에 대한 믿음, 그리고 진리의 개념 그 자체라는 우리의 민주주의 기둥을 깎아내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사실상 끝이라고 할 수 있는 폭정(tyranny)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앙은행에 대한 개입과 압박에 대한 걱정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연준이 금리인하를 더 하지 않아 경제가 망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비난해 왔다. 심지어 지난 8월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중국에 버금가는 미국의 적’이라고까지 표현했었다.

볼커 전 의장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우리는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공개적으로 연준에 정책을 지시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면서 “중앙은행이 당파적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주요 정부 기관 중 하나란 점을 감안할 때 이(대통령의 지시)는 매우 우려된다”고 썼다.

또 “연준 이사들, 그리고 의회 구성원들, 그리고 대중이 정치적 목적에서 벗어나 국익을 위해 움직일 때 연준의 능력이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도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만으로는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우리에겐 경제 성장과 평화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할 개방된 시장들과 강력한 우방국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건설적인 미국의 정책들은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해 왔었다”고 회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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