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경제에 상당한 만족감”…내년도 동결 전망 지배적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2일 0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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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앞서 인하 땐 의견 차
파월 "금리 높이려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보여야"
"무역 갈등, 제조업 하락세 겹쳐 인하 필요성도" AP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내년에도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시사했다. 현재의 경기 흐름에 만족하고 있는 연준이 금리를 묶어두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는 변수로 꼽힌다.

연준은 이날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을 1.50~1.75%로 동결했다. 인하 행진을 끝낸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내려졌다. 연준은 올 들어 3차례 금리를 내렸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전체 위원 17명 중 13명은 내년 기준금리가 동결되리라고 내다봤다. 4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으며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없었다. AP통신은 미국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과 세계적인 침체를 잘 견뎌냈다고 연준이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문구도 삭제했다. 이는 무역 분쟁 등 외부 충격을 둘러싼 연준의 우려가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와 통화정책 모두 잘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낮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과 반세기 만에 최저치인 실업률은 많은 연준 위원들이 금리가 낮은 상태로 머물러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AP는 전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연준은 지금 경제 방향에 꽤 만족하고 있으며, 내년에 금리를 내리거나 올릴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월가의 투자자나 경제학자 대부분은 연준이 향후 몇 달 동안 금리를 동결하리라고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번주 초만 해도 투자자들은 내년 11월에 치러질 대선 전인 7월이나 9월에 금리 인하가 단행되리라고 기대했지만, 이같은 한 차례 인하 전망마저 희미해졌다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전망의 중대한 재평가를 일으킬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는 그에 따라 반응할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높이려면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을 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WP는 파월 의장이 내년 금리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인하 혹은 인상에 선행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미국 경제를 “스타 경제(star performer)”라고 고평가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8월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불거졌지만 현재 금리는 통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WP는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경기침체 가능성은 8월 50%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25%를 밑돈다고 전했다.

주가는 최근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경제는 계속 성장하면서 성장률 2%대를 맴돌고 있어 경기침체 가능성이 적다. 여기에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렌딩트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텐다이 카프피제는 “만장일치 결정이 나왔다는 게 큰 뉴스다. 미국 경제에 대해 연준이 상당한 수준의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최근 3차례 인하할 때는 만장일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무역 갈등, 하락세를 타는 제조업, 기업 투자 감소 등으로 인해 연준이 내년 최소 한번은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보는 분석가도 많다고 AP는 전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내년 첫 FOMC 회의는 1월 28~29일 열린다. 대선후보 확정을 위한 첫 단계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일주일도 앞두지 않은 시점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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