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 수반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로힝야족 학살에 침묵했다’는 국제사회 비판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군사정권과 싸우며 한때 ‘미얀마 민주화 상징’으로도 불린 자신의 이력을 거론하며 비판 여론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수치 국가자문역은 24일 보도된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에서 로힝야족 난민의 송환을 위해 미얀마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치 국가자문역은 나루히토 일왕 즉위 의식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다.
수치 국가자문역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얀마 정부가 난민 송환에 대비해 로힝야족 젊은이들을 수용시설 밖 교육기관으로 보내는 등 ‘이동의 자유’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라는 국제사회 요구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매달 신청자에 대해 시민권을 발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그동안 미얀마 정권의 탄압 속에 시민권도 인정받지 못한 채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받아 왔다.
그러던 중 미얀마 군부는 2017년 8월부터 로힝야족 반군을 토벌한다는 명분하에 로힝야족이 밀집한 서부 라카인주에서 잔혹한 군사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로힝야족이 살해됐고 70만명 이상이 인접국가인 방글라데시로 이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엔 진상조사단도 미얀마 군부가 대량학살을 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수지 국가자문역은 이러한 로힝야 사태에 침묵하면서 사실상 군부의 학살을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때 민주화 상징으로 국제앰네스티 인권상과 노벨평화상 등을 수상한 지난 이력과는 정반대되는 행보에 국제사회는 분노했다.
수지 국가자문역은 로힝야 사태를 둘러싼 비판 목소리에 대해 “정치에서 비판은 평범한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지난 30년 동안 군사정권으로부터 아주, 아주 심한 비판을 받아왔다”며 “그래서 비판은 새롭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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