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직원들 월급도 못줄판…체납 분담금 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9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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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일부 회원국의 분담금 체납으로 유엔 재정난 봉착”
평화유지군 유지는 물론 유엔 총회 개막 비용 마련도 힘겨워

사진 AP 뉴시스
사진 AP 뉴시스
“유엔 회원국 일부의 예산 분담금 체납 상황이 심각하다. 다음달 유엔 직원들 보수 지급마저 어려운 형편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예산위원회에서 “1월부터 지출을 줄이지 않았다면 지난달 개막한 제74회 총회 지원 자금조차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달 유엔이 지난 10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적자 상태에 이를 것”이라며 “평화유지군 유지를 비롯한 유엔의 업무와 개혁 추진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유엔이 밝힌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 운영 예산은 33억 달러(약 3조9500억 원). 전체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29개국이 분담금을 완납했지만 전체 예산의 22%(약 7억2000만 달러)를 책임지는 최대 분담국 미국이 6억7400만 달러를 내지 않았다.

이에 더해 미국은 2018 회계연도 분담금 중 3억8100만 달러도 체납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이 미국에 내는 분담금은 불공평하게 과다하다. 유엔의 자금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일반 운영 예산과 별도인 평화유지군 연간 예산도 전체 66억 달러(약 7조9000억 원원) 중 미국이 28%를 분담하고 있지만 미국은 “올해는 25%만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미국이 체납한 평화유지군 예산 분담금 누적액은 24억 달러에 이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5월 유엔 주재 외교관들에게 재정난을 토로하며 “뉴욕 사무총장 관저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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