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릴 줄 모르는’ 美·이란 갈등…이란, 새 핵합의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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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이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에 대해 양국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면서 만나지도 않겠다고 하고 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제재 해제를 위한 새로운 합의안을 제시, 양국 관계가 진전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CNN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의 만남 등에 대해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유엔본부를 나서는 길에 미국과의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이번 회담과 관련해 어떤 요청도 받지 못했다”며 “협상에는 이유가 결과가 있어야 하며 단지 악수를 하기 위한 자리여서는 안 된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이어 “협상에는 미국의 제재 해제 등 조건들이 있다”며 “이란과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이란 핵합의(JCPOA) 당사국 들 간의 회담은 열릴 수 있지만 양자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지난해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뒤 바로 제재를 재개하면서 악화됐다. 게다가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이란과 미국 정상을 개별적으로 만나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프랑스는 분쟁 확대를 막기 위해 (미국과 이란의) 제안을 한데 모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의 중재 시도에 대해 “중재자는 필요 없고 그들(이란)은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사우디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지지하며 이란이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등 지역 안보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유엔총회에서 만나 이러한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세 정상은 “이란이 미사일 프로그램과 인도 수단 등 지역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비롯,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장기적인 틀에 대한 협상을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석유 시설과 관련해 “이란이 공격에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른 타당한 설명은 없다”며 “우리는 세부적인 내용들을 밝히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에 나설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의 영구적인 제재 완화와 이란의 영구적인 비핵화를 교환하는 새로운 합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합의안에 대해 이란 핵합의를 강화한 것이라며 이란은 2015년 체결된 핵합의보다 빠른 시일 내에 핵 시설에 대한 조사를 허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핵무기 금지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리프 장관은 이에 대한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영구적인 제재해제와 영구적인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선(先) 제자완화를 재차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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