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인종주의 논란…WP “올 7,8월은 트럼프의 ‘잃어버린 여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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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인종주의 논란, 거듭된 구설수에 잇따른 총기 참사까지….

미국 전역을 뒤흔든 잇따른 대형 사건사고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최근 두 달이 ‘잃어버린 여름’이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그는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강한 미국’을 역설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하지만 이어진 사건사고에 부실대응과 잇단 말실수 등으로 스스로의 정치적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초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 이어 지난달 31일 텍사스 미들랜드와 오데사에서 벌어진 총기 참사가 큰 타격으로 꼽힌다. “총기난사 사건은 범인의 정신건강 문제 때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규제 체계의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돌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의 잇따른 인종주의적 발언이 증오 범죄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민주당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을 향한 공격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 그는 지난달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거짓 발언과 말실수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불법 이민자 단속 등 주요 정책에서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갈등은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를 낳고 있다.

WP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해야 할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를 양극화했다. 그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능하고, 결단력 약하며, 끈기 없고, 효율적이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악관은 올해 여름의 성과를 묻는 WP의 질의에 대통령의 성과를 26개 분야로 정리한 장문의 자료를 보냈다. 백악관은 이 자료에서 6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이란 및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제재 강화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무역전쟁 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중국과의 협상은 9월에 예정대로 열릴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이날부터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대결 수위를 높였지만 협상은 이어가겠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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