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견제 명분삼아 “대형 무인헬기 20기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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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 임무 美 ‘MQ-8C’ 유력… 당초 3기 도입서 대폭 확대
탑재할 자위대 호위함도 개조

일본 정부가 해상자위대 호위함 등에 탑재할 대형 무인 헬기 20대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한다는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2년에 도입 기종을 선택한 뒤 2023년부터 무인 헬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도입할 무인 헬기로는 미국산 헬리콥터형 무인기 ‘MQ-8C 파이어 스카우트’가 유력하다. 미국 방위산업체 노스럽 그루먼이 만든 것으로 길이 12.6m, 폭 2.7m 크기에 고도 5000m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한 번 이륙하면 8시간 이상 계속 비행할 수 있다. 한 대당 가격은 1000만 달러(약 118억 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 헬기는 정보 수집 및 감시, 정찰 역할을 통해 공격 작전 때 표적의 정확성을 높여준다.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비행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특히 유인기로 작전을 수행할 때 위험이 따르는 임무는 앞으로 무인 헬기로 대체할 계획이다.

무인 헬기가 배치될 호위함도 개조한다. 일본 정부는 기존 헬기 탑재 호위함을 업그레이드해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사실상 항공모함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후 단거리 이륙과 수직 착륙이 가능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를 배치할 예정이다.

항공모함은 일본 헌법 9조 2항(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에 따른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일본을 방문해 항공모함으로 개조될 호위함 ‘가가’에 올라 “이 호위함이 최첨단 스텔스 항공기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될 것이다. 더 넓은 영역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 정상이 안보협력을 한목소리로 주장하면서 전수방위 위배 논란이 묻히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의 방위력 강화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 2019∼2023년(중기방)’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방위대강은 향후 10년간 안보정책의 기본지침이며, 중기방은 이에 따른 향후 5년간의 구체적 무기 조달 계획을 뜻한다. 당시 중기방에서 무인 헬기 3대 도입을 밝혔는데, 요미우리는 그 규모가 20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요미우리는 “중국 해경선이 상시적으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항해하고 있고 중국군도 동중국해와 태평양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무인 헬기 구매를 늘리려고 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무인 헬기#중국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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