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져’…미중 무역戰 피해는 대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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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7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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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 컴퓨터업체, 부품 中 90% 이상을 대만에 의존
대만GDP, 반으로 떨어질 수도…차이잉원 재선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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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4차 관세 폭탄을 발동할 경우 대만이 직격탄을 게 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대만 경제성장률이 반토막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다음 추가 관세 대상은 컴퓨터 등 가전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등 중국에서 조립된 가전제품에 최대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최고 가전제품 업체들의 주문은 감소할 것이고 이는 대만 기업들의 제품 및 부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의 3대 컴퓨터 업체는 부품의 90% 이상을 대만 업체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중국에서 조립된다.

미중 간 무역전쟁은 최근 들어 더욱 고조됐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고, 이에 반발한 중국이 내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5~25%에 달하는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면서다. 게다가 미 정부는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이 빠르면 오는 7월 가전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DBS은행의 마태영(Ma Tieying) 애널리스트는 지난 14일 리서치 노트에서 “4차 관세 폭탄이 1년 이내에 발동될 경우, 대만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은 1%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대만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을 2.27%로 보고 있다. 따라서 1% 초반대는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타이베이 소재의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도 “미국이 컴퓨터 등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경쟁력을 잃을 것이고 이는 사업성과 수익성 모두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대만의 공급업체인 컴팔전자와 콴타 컴퓨터, 위스트론 등이 재앙의 중심에 놓이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베이 소재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동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니 푸는 “중국 본토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대만 업체들은 현재 매우 가혹한 현실에 처해 있다”며 “미국이 관세를 올리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긴급성도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대만의 성장세가 반으로 뚝 떨어지면 외교뿐 아니라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 일자리 및 임금 등도 타격을 받아 내년 1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재선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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