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스쿠니신사 인근서 50대 일본인 할복자살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13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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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 명예회복’·‘일왕 참배’ 주장하는 극우단체 간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靖國)신사 인근에서 50대 일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지난 11일 오전 2시40분쯤 도쿄도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야스쿠니신사 인근 도로 위에 한 남성이 피를 흘리며 상체를 앞으로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것을 순찰 중이던 기동대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남성의 신원은 극우단체 ‘야스쿠니회(會)’ 사무국장으로 활동해온 누마야마 미쓰히로(沼山光洋·50)로 확인됐으며, 발견 당시 복부엔 흉기가 꽂혀 있었고 주변엔 유서로 보이는 문서도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발견된 유서 추정 문서는 식별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야스쿠니회’는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제2차 세계대전 전범들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며 국가 차원에서 신사를 보호하고, 일왕이 직접 신사를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다.

경찰은 누마야마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인 상황.

이런 가운데 누마야마와 친분이 있었다는 도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한국의 공군참모총장에 해당)은 트위터를 통해 “누마야마가 야스쿠니 신사 앞 도로 위에서 할복자결을 했다”며 “그는 ‘일본 국민의 애국심이 부족해 덴노(天皇·일왕) 폐하가 신사를 친히 참배할 환경이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며 폐하께 늘 죄송하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도모가미는 “그런 그가 목숨을 바쳐 국민에게 경종을 울렸다”며 “훌륭한 사무라이(侍·일본 무사)였다”고 적었다.

또 “누마야마는 평소 세심하게 배려하는 사람이었다”면서 “이번 자결이 신사 부지 내가 아니라 부지 밖 도로에서 이뤄진 것도 신사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뜨거운 마음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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