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자 자체단속 안 된다”면서…속으론 ‘우쭈쭈’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2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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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P “자체적 법 집행 지지 안해…눈과 귀 되어달라”
UCP “공격받은 직후 온라인 지원 급증”

미국 정부가 이민자들의 유입을 자체적으로 막은 국민들을 격려하고 싶으나 비판 여론과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마지못해 처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에서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은 무장단체 간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남성은 헌법애국자연맹(UCP)의 사령관인 래리 홉킨스(69)라는 인물로 FBI에 따르면 총기 및 탄약을 소지한 중범죄로 기소돼 뉴멕시코주(州) 선랜드 파크에서 체포됐다.

UCP는 그동안 온라인 상에서 국경수비대가 도착할 때까지 반자동 소총을 무장한 채 위장복을 입은 소속 대원들이 이민자들을 억류하는 영상을 게시한 단체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남부 국경에서 국경수비대를 도와 불법 이민자들이 급증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전미자유인권협회(ACLU)는 지난 18일 이러한 UCP에 대해 법 밖에서 활동하는 ‘파시스트 민병대 조직’이라고 비난했다. 19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폭력을 피해 망명을 신청하는 무고한 아이들과 가족을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고 우리의 가치에 반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멕시코 정부도 국경에서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무장단체들의 위협과 갈취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멕시코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런 관행은 미국으로 이주하거나 망명 또는 난민 지위를 요청한 이들의 인권 유린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의 가장자리에서 활동하는 순찰대는 이민자들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민자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 미국 정부로서는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는 모습이 좋게 보였을 수 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지켜볼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UCP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고 이틀 만에 홉킨스를 체포했다.

다만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성명을 통해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법을 집행하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국경 지역의 눈과 귀과 되어달라”고 밝혀 속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한듯한 모습을 보였다.

진 벤비 UCP 대변인은 홉킨스의 체포와 관련해 그리셤 주지사를 비난하며 “우리는 그것에(홉킨스의 체포)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이 퇴역군인인 UCP 대원들은 자기방어를 위해 무기를 소지하고 있으며 이민자들에게 총을 겨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금줄이 끊겼지만 이번 주 공격을 받은 이후 온라인 지원이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UCP 페이스북 계정도 팔로워 수가 지난 18일 이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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