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 맥스8 조종사, 보잉의 급강하 방지절차 거듭 시도했으나 안먹혀”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4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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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8 기는 지난 3월10일 이륙 직후 추락하기 직전 몇 번이나 급강하를 반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종사들은 보잉 제공 비상 절차를 되풀이 반복해 시행했으나 급강하를 막지 못했으며 이어 자동 장치를 끄고 수동 조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자동 장치가 꺼지지 않았던 것으로 4일 발표된 첫 공식 사고보고서는 지적했다.

“갖가지 노력에도 조종사들은 항공기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이날 첫 예비 조사결과를 발표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에티오피아의 교통장관은 말했다. 에티오피아 수도에서 이륙해 남쪽 이웃 케냐 수도로 가던 ET302편은 이륙 후 6분만에 추락해 157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보잉 사고 기종은 기존 737-800기의 엔진 확장 변형기로 2017년부터 운행에 들어갔다. 아디스아바바 추락 5개월 전인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의 동종기가 이륙 직후 바다로 추락해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에티오피아 교통장관 발표에 이어 에티오피아 항공의 CEO는 성명으로 조종사들의 “높은 전문 기술력과 뛰어난 솜씨를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비행기의 완강한 급강하 현상에서 정상 회복하지 못한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에티오피아 항공 추락 사고후 보잉 737 맥스 기종그룹은 전세계적으로 300대 넘게 운행이 중지돼 지상에 묶여있다.

에티오피아 조사 당국은 737 맥스 기의 실속(스톨) 예방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MCAS(조종술성향증가 시스템) 분석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BBC가 전했다. 실속(失速)은 날개 주의의 공기흐름이 무질서 상태가 되면서 양력(상승하려는 힘)을 급격히 상실하는 현상을 말한다. 비행기가 날 수 있는 최소한의 속도인 실속 속도 이하가 되면 더 이상 조종이 불가능하다. 비행 가능한 양력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737 맥스8의 소프트웨어는 항공기 기수에 장착된 센서가 너무 가파른 각도로 비행기가 올라가는 것을 감지하면 작동된다. 가파른 각도의 상승은 실속을 유발할 수 있다. 보잉은 라이온에어 추락 이후 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착수한 상태다.

보잉은 이 MCAS 시스템이 조종사 지시로 작동 중지돼 이것 대신 조종사들이 항공기에 대한 통제력을 다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에티오피아 조사 당국은 보잉이 마련한 절차에 따라 조종사들은 통제력 회수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해 비행기가 계속 소프트웨어 통제 아래 있었다는 견해를 시사했다. 이 상황에서 급강하가 계속돼 추락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에티오피아 당국의 예비조사 보고서는 추락 원인 제공자 및 요인을 명확하게 지적하거나 지목하지 않았다. 또 예비 보고서는 비행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을 아직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보잉은 항공기 통제 시스템을 재검토해야 하며 항공 당국은 737 맥스의 운행재개 허가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된 사실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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