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로버츠 대법원장 향해 “오바마 판사” 공격 트윗…대립 격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2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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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의 미국 입국 및 망명 신청 제한에 제동을 건 법원 판결을 놓고 맞서고 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1일 오전(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의 미국 입국 및 망명신청을 제한하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잠정중단하라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의 임시명령을 비난한 데 대해 반박했다.

CNN과 더힐 등의 보도에 따르면 로버츠 대법원장은 전례 없는 성명을 통해 “우리에겐 오바마 판사, 트럼프 판사, 부시 판사, 클린턴 판사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있는 것은 법 앞에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하고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헌신적인 판사들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독립적인 사법부는 우리 모두 감사해야 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대법원장의 성명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에 대한 자신의 행정명령을 해제하라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명령을 비난한 데 대한 반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명령을 무효화한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존 티거 판사에 대해 이름 대신 “오바마 판사”라고 거명하며 비난했다. 티거 판사는 2012년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연방법원 판사로 지명돼 2013년 1월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9연방순회법원에 (내가 내린 모든 국토안보 관련 행정명령들이) 제소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건 법이 아니다. 제9연방순회법원에서 우리는 전부 패소했다. 미 입국금지 행정명령 같은 것들이 대법원에 가야해야 했고,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의 성명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츠 대법원장을 향해 “법원에는 진정 ‘오바마 판사들’이 있다”면서 “오바마 판사들은 우리나라의 인잔을 책임을 지는 사람들과 매우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무효화 한) 샌프란시스코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정말 독립적인 사법부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하지만 왜 그곳에 그렇게나 많은 (국경 및 안보에 관한) 다른 견해의 케이스들이 있었겠는가. 제발 (오바마 때 임명된)판사들을 살펴봐라. 충격적이다. 우리는 보호와 안전이 필요하다. 이런 판결들은 우리나라를 안전하지 않게 만들다. 매우 위험하고 현명하지 않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트윗에서는 심지어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을 분할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는 “법원을 두개 또는 2개의 순회법원으로 나누는 데 대해 많은 말들이 있다. 너무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금리정책과 제롬 파월 연준의장에 대한 공개적 비난에 이어 금기시되던 대법원장까지 공격하고 나서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톱뉴스로 다루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와 로버츠의 충돌에 대해 “행정부와 사법부의 최고 책임자 간의 관계에 있어 터닝포인트(전환점”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법조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리치먼드대 법과대학원의 칼 토비아스 교수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에 대한 공격을 “미국 현대 역사상 유례없는 일”로 지적하면서, 로버츠 대법원장이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온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성명을 낸 데 대해 “상원이 아무 것도 않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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