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아베에 “트럼프가 날 어떻게 보나?” 꼬치꼬치 물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16시 34분


코멘트

시진핑 주석이 아베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더냐?”
지난 베이징 정상회담 때 트럼프와 가까운 아베에게 꼬치꼬치 물어
“트럼프와 골프 칠 때 몇 홀 돌았느냐” 등 미중 무역전쟁 속 ‘트럼프 탐색전’ 벌이는 모양새
11월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전쟁 담판 안 나면 미국의 중국산 관세 부과, 전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향후 관세 부과 전략 등에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탐색전에 나선 모양새다.

시 주석은 지난 25~27일 중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3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같으냐”라고 묻기도 하고,“트럼프와 골프를 찰 때 몇 홀을 돌았느냐”고 질문을 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신문은 “시 주석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함에 놀라는 모습이었다”며 “아베 총리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알고 싶은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수세에 몰린 중국은 내부적으로 미국과의 타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은 날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11월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관련 합의에 실패할 경우 12월 초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초대형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추가 조치는 아직까지 관세를 매기지 않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차례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으며, 지금까지 부과된 관세는 모두 2500억 달러(약 285조7500억원) 규모다. 앞으로 약 2500억7000만 달러(약 285조8300억원)의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만약 새로운 관세 목록이 12월 초 발표되면 6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중국 음력 설 휴일이 있는 2월 초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블룸버그는 “(미국) 기업들이 관세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고 금융시장도 계속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역전쟁을 확대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 수출 금지 조치도 속속 내놓고 있다. 미 상무부는 29일 중국 국영 D램 제조회사인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출을 금지시켰다. JHICC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의 수출 ‘제한(restrict)’을 시행한 것이다.

한편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남중국 미국 상공회의소(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70%는 중국 내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을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중국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30일 대미(對美) 보복조치의 하나로 미국산 에탄올아민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렸다. “미국산 에탄올아민 등의 덤핑 행위가 중국 내 업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준 것으로 최종 판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수입된 에탄올아민에 대해서도 반덤핑 최종 판정을 내렸다고 공지했다.

정미경 전문기자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