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당하는 아내, 이혼 말고 기도에 전념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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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명 침례교 신학대학 총장, ‘미투’에 과거 발언 드러나 파문

미국의 저명한 침례신학교 총장이 “학대당하는 아내는 이혼하기보다는 기도하고 남편에게 순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바람이 불며 종교계 지도자들의 발언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웹사이트 ‘더 뱁티스트 블로거’에 페이지 패터슨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교 총장(사진)의 2000년 인터뷰 녹취 일부분이 공개됐다.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신학교(침례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규모 신학대다.

이 녹취록에서 패터슨 총장은 ‘남편에게 신체적인 학대를 당하는 여성에게 무엇을 조언하겠느냐’는 질문에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하는데, 바로 최대한 남편에게 순응하고 기도에 집중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나는 한 번도 누군가에게 이혼을 제안한 적이 없다. 그것은 언제나 나쁜 조언이기 때문이다”고도 말했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곧바로 파문이 일었다. 사우스이스턴 신학교의 브루스 애슈퍼드 교무처장은 “남편에게 신체적 학대를 받는 여성은 남편과 분리돼야 하고 남편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패터슨 총장 측은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철저히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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