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정한 남자와 결혼 안 한다고 10대 딸 학대… 미국에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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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7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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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BS
사진=CBS
한 부부가 10대 딸이 자신들이 정해준 결혼을 거부하자 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 세계에서 가장 자유를 사랑하고 민주적이라고 하는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CBS 등 미 현지 매체는 26일(이하 현지 시각) “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딸을 구타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모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 주 베어 카운티 지역의 Taft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마리브 알 히슈마위(16)는 지난 1월 부모로부터 나이 많은 남자와의 결혼을 강요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부모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후 마리브는 부모를 피해 도망쳤고 지난 1월 30일 마리브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베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측은 23일 “3월 중순 경 다른 도시에서 마리브를 발견했다”며 “이 사건은 일반적인 실종 사건이 아니다. 구타를 당하고, 뜨거운 기름에 데는 등 학대를 받은 흔적이 마리브에게서 여러 차례 발견됐다”고 말했다.

사무소 측은 마리브가 결혼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엄마, 아빠가 자신의 몸에 뜨거운 기름을 몸에 붓고, 빗자루로 구타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비에르 살라자 베어 카운티 보안관은 “마리브는 거의 의식을 잃을 지경으로 상태가 심각했다”며 “이 어린 소녀는 결혼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아주 심한 학대를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브의 아버지 압둘라 알 히슈마위(34)와 어머니 사하 알 히슈마위(33)는 딸의 결혼 대가로 2만 달러(약 2100만 원)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현재 이들은 가정 폭력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는 FBI가 이들에게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 부부는 이라크 출신으로 약 2년 전부터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마리브 외 5명의 자녀를 더 두고 있다. 나머지 형제들 역시 5~15세의 어린 나이로 전해졌다.

나머지 아이들도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는지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마리브와 형제 모두 아동 보호 센터에서 지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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