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타고 전자 향으로 조문…日에 ‘드라이브스루’ 장례식장 등장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9월 8일 15시 01분


코멘트
사진= KANKON SOUSAI AICHI GROUP
사진= KANKON SOUSAI AICHI GROUP
형식보단 마음. 차 안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듯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로 조문하는 서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일본의 영자 매체 재팬타임스(The Japan Times)는 최근 나가노 현에 기반을 둔 장례 업체 '관혼상제 아이치 그룹'이 오는 12월부터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한 장례식장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드라이브 스루는 지정된 주행로를 따라 운전하며 차에 탄 채로 주문·계산·수령 과정을 한번에 해결하는 서비스로, 주로 패스트푸드 점에서 시행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를 통한 조문 방식 또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차를 몰고 온 조문객들은 차에 탄 채로, 진행 접수대에 비치된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PC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주소 등을 등록한 뒤 조의를 표하면 된다. 또한 전자 향으로 고인개 애도를 표할 수도 있다.

유족들은 장례식장 안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조문객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오가와 마사오 관혼상제 아이치 그룹 대표는 노약자나 장애인 등 신체 활동이 제한적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당 서비스 도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서비스는 장례식에 참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4분의 1 또는 5분의 1 가량 줄여줄 것”이라 말하며 이로 인해 바쁜 직장인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조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제가 장례사업에 종사하는 동안, 휠체어를 타고 장례식장을 방문한 노인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봐왔다”며 “이 서비스는 (이동의 불편함 때문에) 집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친구와 가족에게 고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고령화 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 장례 사업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 시장조사기관인 야노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장례 사업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2013년 1조7000억 엔(약 17조원)이다. 또한 장례식 사업 관련 법적 규제의 부족과 다소 낮은 신규사업자 진입장벽으로 해당 사업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하나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사망자 수는 2020년 143만 명, 2025년 15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장례식장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도입은 보다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장례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일본에서 도입 예정인 이 서비스는 지난 2월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에 위치한 장례식 장에서 이미 도입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